- 또 세 번 무릎 꿇고 아홉 번 머리를 찧으려는가
전략(前略)
문재인 정권은 한국을 중국적 질서 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방어용인 사드를 배치했다가 중국의 경제 보복이 시작되자
'사드 추가 배치,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한·미·일 3국 군사동맹 구축'을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3불(不) 합의'를 해주었다.
안보 주권을 포기한 내용이다.
심지어 그에 대한 대가는 '교류·협력 정상화'도 아니고,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었다.
현대 외교사에서 이 정도로 굴욕적인 외교 협상이 있었나.
그 결과는 참담하다.
중국 당국의 교묘한 한국 관광 제한은 여전하고,
한국 드라마와 공연, 게임은 여전히 중국 국경을 1㎝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없다.
2년 이상 일방적으로 맞고만 있다.
삼궤구고두(三跪九叩頭)의 굴욕이
꼭 세 번 무릎을 꿇고 아홉 번 머리를 땅에 찧으며 절하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지난달 21일 베이징 샹산포럼에는 아시아 각국 국방장관과 군 장성들이 참석했다.
응오 쑤언 릭 베트남 국방장관은 포럼 기조연설에서
"베트남의 동해(남중국해)는 많은 안보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며
"베트남은 유엔 해양법 협약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라
(이 지역에서) 항공 안전, 항행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가 국제법을 운운한 건 2016년 국제 상설중재재판소가
중국이 주장하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국제 규범을 무기로 중국의 심장부에서 중국에 일갈한 것이다.
국익과 안보는 비겁과 구걸로 지켜지지 않는다.
양보할 게 따로 있다.
베트남 국방장관 정도의 강단과 기개를 내보이진 못하더라도
주권 사안을 갖다 바치며 무릎을 꿇어서는 안 된다.
글 / 조선일보 / 조중식 국제부장
Albinoni / Adagio in G Mi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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